회사원 (2012) 잡담

 작년에 학교 다닐 적에 봤던 몇 안 되는 한국 영화다. 요즘 드라마 <주군의 태양>에 출연 중인 소지섭을 보고,
귀신에 홀리듯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. 처음 봤을 때의 감상을 표현하자면 <인 타임>(2011)처럼
'소재는 참신했으나 부실하고 진부한 전개 때문에 마이너스가 된 영화'라고 평했었다.

하지만, 직장인이 된 지금의 관점으로 다시 영화를 보니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.
학생 신분이었던 작년에는 분명히 와닿지 않았던 직장인들만의 고뇌와 영화 속 메시지들이
왠지 모르게 처절하게 절규했고, 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시리게 와닿았다.

사실 작년에도 오늘도 IPTV로 봤는데 부실하고 진부한 전개에는 아마도 편집 과정에서
듬성듬성 이야기가 빠진 것 때문일까 싶어 이 파편 조각들을 삭제장면에서
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 기대 때문에 DVD/Blu-ray를 찾아보다가 글을 쓰고 있다.
(물론, 이야기의 고리를 보아 <킹덤 오브 헤븐> 감독판의 수준이 나올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.)

회사 내에 당장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, 영화 속 권이사 같은 사람도 없지만
학생 시절에 봤을 때보다 열광하고 몰입해서 시청한 것 보니 내 스스로 회사 생활에 대해 짓누르고 있는
깊은 자괴감 때문에 어지간히 정신적으로 외롭고 고달픈가 보다. (초년생이 이렇게 멘탈이 약해서야...)

나같은 직장인들에겐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위로와 안식의 팝콘 한 줌같은 영화가 될 듯.



덧글

  • 세피아새벽 2013/09/13 10:41 # 답글

    저는 직장인의 신분으로, 동생은 학생의 신분으로 이 영화를 보았었죠.
    저에게는 단언컨대 그 해 최고의 영화였고 ㅋㅋㅋㅋㅋㅋㅋ 동생은 아주 별로라고 하더군요.
    삶과 밥벌이에 대한 뛰어난 메타포가 심금을 울리더군요... 사실 우리는 매일 전쟁터에서 살고있는거나 다름없죠. 무뎌졌을뿐..
    그런 메시지를 줄 수 있어서, 직장인들에겐 정말 멋진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.
  • 작두도령 2013/09/13 16:16 #

    직장인의 관점으로 다시 보니 생각보다 매우 괜찮은 영화였어요...
댓글 입력 영역
*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.



통계 위젯 (블랙)

622
124
666263

이글루스 12주년 배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