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빨과 작두도령 Taste-B



 미친 소리 한 사발 뿌리자면, 나는 일본에서 여자로 태어났으면 잘 나갔을 것 같다.
Miss A 수지의 토끼이빨과 일본에서 성형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덧니를 둘 다 가졌으니까?




정작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나는 이 두 가지 이빨 덕분에 대장부 같은 마초이즘을 풀풀 풍기며
호탕하게 웃고 싶어도 웃질 못 하겠다. 이는 부모님 잘못이 아니라 내 후천적인 성장 과정에서
호르몬의 변화가 뭔가 큰 문제를 일으켰던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.

덕분에 원빈이나 강동원 급의 초미남이 되었을지도 모를 영광스러운 0.1%의 가능성을 망가트렸고,
축복과 동시에 피곤한 인생으로의 전환점을 막아주신 고마운 성장 호르몬님이나 탓해야겠다.

이빨 덕분에 이런 외모가 놀림감이 되어 더욱 내성적인 아이가 되었고, 누가 시킨 적 없는데
찌그러지고 위축된 고농축 삶을 살기 시작하였다. 적절한 물타기를 하면서 꽤 조용한 삶을 살았다.

하지만 이러고도 정신과는 문턱도 가본 적이 없다. 어느 기관이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
혹시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내 평생의 진료 기록을 갖고 있다면 조회해 봐도 그 부분만큼은 0건일 것이다.
살아온 게 좀 독특하고 병신 같지만 그 단계까지는 안 간 기록상으로 깨끗한 대한건아만세다.

통상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 빵셔틀 테크트리를 타기 쉬운데 단 한 번도 이것을 해보지 않았다.
비정상적이지만 나의 유일한 마초이즘이었던 욱하는 성질 하나 밖에 없었던 것 같다.
이런 욱하는 성질 덕도 본 거겠지만 어느 정도 운 빨이 있었다는 사실도 부정은 못하겠다.
어쨌거나 그런 것을 못 견뎌하는 남자의 본분은 잊지 않고 살아왔다.


 그런 놈이 군대에서는 잘도 기어 다녔다. 근데 거기는 모 변호사님 말마따나 폭력집단이니까
욱하는 거 안 죽였음 지금 SNS에 등록된 많은 군대 사람들 글을 웃으면서 보진 못 했을 것 같다.
그리고, 군 입대 전에 짧지만 사회 경험을 많이 체득한 적도 있었던 탓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.
군대는 잃는 것도 많지만 얻는 것도 많다는 말 하나도 틀린 말 아닌 것 같다. 솔직히 잃은게 너무 많지.


 어쨌거나 그 덕에 학창시절 또래의 따돌림도 시원하게 겪어 봤고, 일방적으로 맞아보기도 했다.
솔직히 난 지금도 지난 학창시절 중 이러한 초상들은 상처라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봤을 때
지금도 개념찬 건 아니지만 참 모자랐던 나의 자아 성장에 특별한 밑거름이 된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.

지금도 별반 차이 없는 것 같아 삶이 좀 병신 같기는 한데 오히려 나은 점도 있는 것 같다.
미처 표출하지 못 해왔던 다분한 또라이 기질 덕분에 예술에 대한 관심과 감수성, 섬세함, 상상력,
표현력, 창의력, 사고력은 웬만한 남자는 물론 여자들보다 뛰어난다고 자부할 수 있다.

왜냐하면 지금도 이것 덕분에 또래 남자들과 다르게 삶에 있어 소소하게 수혜를 입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.
그 덕분에 앞으로도 나는 이 부분을 더욱 더 체화 시키며 살아갈 것이다. 그런데 난 이거 없어도 되는 이과인이다?

다만, 의사 표현이나 감정 표현은 찌그러져 살아온 삶이 익숙해 여전히 병신 같은 점이 많다.
몽타주는 내 호르몬이 망가트려서 고소미 먹여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,
정신적 감정 표현은 일단 외모 때문에 자신감이 안 생겨서 도저히 이성에게 사랑을 표현 못 하겠다.

여전히 크게 웃을 땐 얼굴만 규수처럼 가려대고 기품을 지키며 웃는 꼴을 보아선
지하에 있는 한 많은 규수작가, 허난설헌도 날 병신새끼라고 크게 비웃을 꼴이다.
 
이빨 안 드러내고 웃자니 안면마비 올 것 같은 찌질한 25년 삶을 이렇게 글로나마 풀어본다.
지금도 부족한 건 결코 아니지만 나도 많이 많이 자신감있게 웃으며 살고 싶다.

그리고, 나의 내면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 크게 웃으며 살고 싶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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